헝가리 집시(로마니)족 선교보고 / 기도편지
2021년 7월 11일
박완주 박미영 선교사
1. 나이 37세, 자녀 11명. 에델리니교회 에리카 자매 얘기입니다.
이 가족을 보면 성경에 사도행전 16:31 말씀이 기록되어 있음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Believe in the Lord Jesus, and you
will be saved - you and your household.”

오른 쪽 사진 좀 보세요. 
11번째 막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이지요. 에델리니 교회 예배 참석 중 막내가 보채니까 예배
당 밖 정원에 있는 그네에 나와서 젖을 먹이고 있습니다. 바로 옆은
에리카 자매의 남동생 라찌 형제입니다. 11명의 아이를 키우느라 고
생하는 누나를 도와 10번째 아이 도리나를 안고 있습니다.


집시(로마니)족 가정은 대부분 자녀가 많습니다. 정부에서 주는 최저 생계비 이외의 수입이 거의 없다보니 자녀를 많이 낳습니
다. 자녀가 많을수록 정부로부터 자녀 양육비를 조금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대개 15세에서 17세 정도면 아이를 낳기
시작합니다. 에리카 자매의 경우만 봐도 현재 37세에 자녀가 11명이니까 2년 터울로 아이를 낳아다면 15세나 16세에 첫 아이를 낳았
다는 뜻입니다. 그러다보니 지난 번 기도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집시 콜로니알에 가면 집집마다, 골목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합니
다. 헝가리인들이 사는 구역에 가면 아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시골의 경우 헝가
리인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도시로 나가고 나이드신 분들만 있기에 정말 아이들이
없습니다. 그런데 집시촌에 가면 아이들 소리로 시끌벅쩍 사람 사는 동네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집시(로마니)들이 대책없이 애만 많이 낳는다고 얘기할 입장
이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도 총 13명의 자식을 낳아서 그 중 어려서 넷을 잃고 아홉
을 키우셨거든요. 그렇지만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형제 많은 것을 불평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도 형제가 많은 게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 지 모릅니다. 거기다 형제
들이 다 불신 가정에 태어났지만 이제는 모두 예수 믿고 구원받아 믿음으로 살고 있
고, 함께 천국에 갈 것을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왼쪽 사진: 에델리니교회
예배 중, 예배당 밖에 세워진 유모차들).
그런데 집시촌의 문제는 이 아이들에게 꿈이 없고, 미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 역시 자기 부모와 똑같이 남녀 불문 십대 중반이 되면 어김없이 동네 애들끼
리 연애를 하고 금새 아이를 낳기 시작합니다. 한국 사람같으면 자녀가 십대 중반에
임신을 했다고 하면 난리가 날텐데 이들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십대 중반의 아들이,
딸이 임신을 했다는데 난리는 커녕 양쪽 집안에서 서로 자기 집에 들어와서 애낳고 함께 살자고 합니다. 그래서 때론 양쪽 집안 사이
에 싸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왜냐고요? 자녀 양육비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살림이 빠듯한데 정
부로부터 자녀 양육비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뿐입니다. 생각하는 수준이 너무 낮다구요? 아닙니다. 이들은 미래에 대하여 이것
이외의 꿈이 없기 때문입니다.
헝가리에도 한국 대기업 공장들이 여럿 들어와 있습니다. 몇 년 전 일입니다. S그룹에서 세운 바테리 공장에서 일할 사람들이 필
요하다며 저희에게 현지인들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잘 됐다 싶어서 저희 교회 집시 형제 자매들이 많으니까 소개할
수 있다고 했더니 좋아하더군요. 그런데 며칠 후 전화가 왔습니다. 치
가니(헝가리인들이 집시족을 부르는 명칭)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
냐고 물었더니 이미 채용된 헝가리인들이 치가니는 절대 안된다고 한
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치가니가 온다면 자기들은 치가니와 함께 절
대로 일할 수 없다고 하더랍니다(왼쪽 사진: 라크교회 예배 후 구호
사역. 40대 중반의 자매인데 젖먹이 애가 있음).


이것이 현재 집시족의 현실입니다. 그러니 집시촌 아이들이 공부
를 안합니다. 공부해 봤자 어차피 취직도 안되고, 결국 시골 집시촌에
서 살아야 하니까 의무교육만 겨우 받으면 십대 중반에 아무렇지도
않게 애를 갖고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헤지멕교회 개척 멤버인 라찌
형제의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미쉬콜츠 실업학교에서 제빵 기술 전
공으로 졸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할 곳을 찾다 찾다 결국은 써주는
데가 없어서 다시 시골에 와서 다른 애들과 똑같이 살고 있습니다. 공
부해 봤자 써주는 데가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안타깝고 답답할 뿐입니다. 이러니 이들에게 무슨 꿈, 무슨 미래가 있겠습니까?
그나마 감사할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사도행전 16:31 말씀 때문입니다. 비록 이 땅에서는 사람 대우 못받고 그저 치가니로 살
지만 이들도 하나님 나라에서는 당당한 하나님의 백성이니까요. 그래서 저희만이라도 이들을 치가니로 보지 않고 한 영혼, 하나님의
백성으로 대우하려고 애쓰며 열심히 섬깁니다. 그래서 에리카 자매가 11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교회에 와서 예배 드리는 모습이 얼마
나 귀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선교사로 이 땅에 와 있는 것을 감사하며 무더위에도 기쁘게 사역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6월부터 대면 예배 등 대면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번 말씀드린대로 1/4분기에 헝가리는 매일 5천~1만 명
의 확진자와 200~300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었습니다. 저희가
섬기는 여러 집시촌에도 환자가 발생했고, 저희 성도들 중에도 환
자가 발생하여 대면 예배는 고사하고 집시촌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웠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강력한 행정 명령으로 모든 모임을
금지했고, 밤 8시 이후의 통행금지 조치로 거리에는 사람 구경조
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헝가리 정부는 중국산이든
러시아산이든 닥치는대로 무조건 백신을 많이 들여와서 접종했
습니다. 그 결과 백신 접종율이 높아져서 6월부터는 행정명령이
해제되었고, 드디어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어 다들 얼마나 좋아하는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희 부부도 지난 4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
차 접종에 이어서 얼마 전에 2차 접종까지 받고 보니 마음이 한
결 편하고 대면 사역에 대한 부담이 없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저
희가 성도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어 마스크를 하고 예배를 드리
고 있습니다만  몇 개월에 걸친 라크 교회 예배당 보수 공사를 드디어 마쳤습니다. 
공사 전후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아래 사진).
작년 가을부터 보수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래 걸린 것입니다. 가능하면 저희가 섬기는 집시(로마니)족 공사팀에게 맡기려
고 했다가 여러 시행착오 끝에 결국 헝가리인 업자가 공사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헌당한 지 10년이 다 된대다 1927년에 지어진 오래
된 농가를 개조했기에 수리할 곳이 많았습니다. 축사로 쓰던 한 쪽 창고는 헐어내야 했고, 모든 벽과 지붕 등을 손봐야 했으며, 비가
새어 빗물에 흙벽돌 벽이 다 헐어서 본당과 부속 건물까지 모든 벽을 고치고 새로 페인트칠을 했습니다. 그 동안에 이곳에 부임하여
네 곳의 예배당과 선교센터를 헌당하느라 건축 공사하는 게 많이 힘들었었는데 그 중 이번만큼 힘든 공사가 없었습니다. 팬데믹으로
공사팀을 구하기가 어려웠고, 워낙에 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인지라 업자들이 와서 일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가능하면 저렴한 가격
으로 공사를 하고자 여러 업자들에게 견적으로 받아봤는데 요즘 헝가리에 물가도 많이 오른데다 인건비가 워낙 많이 올라서 예상보
다 너무 높은 가격들을 요구하는 바람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무더위에 무사히 공사를 다 마치고 깨끗하게 변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모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바로 위의 두 사진은 공사를 다 마치고 찍은 예배당 외부 전경과 내부 모습입니다. 보기만 해도 얼마나 예쁘고 좋은지 모릅니다.
다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4. 팬데믹으로 집시촌이 너무 어려워서 구호 사역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활절과 성탄절 등 절기 때와 단기선교팀이 왔을 때
에만 구호 사역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작년
에 이어 올해까지 단기선교팀이 한 팀도 올 수 없게 되었고, 팬데믹
으로 인하여 집시촌 생활 형편들이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다들 매
월 정부에서 나오는 최저생계비로 근근히 살아가는데 그나마 정부
지원금이 나오는 월초에는 그럭 저럭 살다가 월말이 되면 돈이 떨어
져서 정말 어렵게들 삽니다. 집집마다 애들은 많고 먹을 입이 부지
기수인지라 가서 들여다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릅니다.
위 사진(오른 쪽 위부터 시계 방향): 라크교회, 미쉬콜츠교회, 에델리니교회
그래서 구호 사역을 했습니다. 저희가 섬기는 7개 교회와 앞으로
개척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두 마을 등 9개 집시촌을 대상으로 준비
한 식료품 꾸러미를 나눠주었습니다. 지난 부활절에는 가정 방문을
통하여 구호 사역을 했는데, 이번에는 대면 예배가 가능해서 미리
광고한 다음 예배에 참석한 가정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어른들은 가
정별로 몇 명이 참석했든지 1인당 식료품 꾸러미와 식빵 한 보따리,
아이들에게는 개인별로 애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나눠주었습니다. 주의 이름으로 먹을 것을 나눠주는 일이야말로 얼마나 기쁘고 감
사한지 모릅니다. 나눠주는 저희도 기쁘지만 행복한 모습으로 받아가는 저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주께서 얼마나 좋아하실까 싶었습
니다. 이 사역을 위해서 후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주께서 기쁘게 받으시고 더 크게 갚아주실 줄 믿습니다.
위 사진: 식료품 꾸러미를 받아서 돌아가는 모습(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라크 마을 집시촌 가는 길, 라크교회 예배당 앞, 에델리
니교회, 썰로나: 앞으로 교회 개척 할 가정 방문해서).
5. 슬로바키아 질리나 한인교회 설교 사역 잘 마쳤습니다. 다음 주일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 한인교회 주일 설교 사역
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24일(주일)부터 7월 첫 주일(4일)까지 거의 6개월 동안 주일 설교와 목요일 학생부 설교 사역을 했습니다. 6월 말까지는
코로나로 인하여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국경이 닫힌 관계로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없어서 온라인 예배로 대신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도 7월부터 국경이 열리게 되었고, 저희 부부도 두 차례의 백신 접종
을 마쳤기에 마지막 주일 예배는 질리나까지 가서 드릴 수 있었습니
다. 거의 6개월 만에 예배당에 모여서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미 말씀드린대로 질리나교회 담임
이신 서일원 목사님께서 안식년 중이어서 제가 대신 설교를 맡게 되
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서 목사님이 귀임하셨습니다.
다음 주일(7월 18일)부터는 비엔나 한인교회에서 세 번의 주일
에 걸쳐 1, 2부 예배 설교를 합니다. 

담임이신 장황영 목사님께서 따님 결혼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시
게 되어 제가 강단을 맡게 된 것입니다. 저희가 사는 헝가리 미쉬콜츠에서 자
동차로 4~5시간 거리인데 다행히 7월부터 헝가리-오스트리아 국경도 열려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귀한 강단을 섬길 수 있게 해주셨는데 선교사로서 이
런 사역도 할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 사진: 집시촌 가는 길, 유채밭 / 오른쪽 사진: 아보드 마을 회관 앞 꽃장식)

6. 기도 제목입니다.
(1)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완전히 해소되어 정상적인 사역을 할 수 있도록.
(2)비엔나 한인교회 설교 사역 잘 할 수 있도록.
(3)푸트녹(Putnok) 마을의 팔리(Páli) 형제의 신장병 치료와 그 마을을 복음화를 위해서.
(4)썰로나(Szalonna)와 엔츠(Encs) 집시촌에 교회가 개척될 수 있도록.
(5)집시촌에 세워진 7개의 교회들이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6)각 교회에 세워진 평신도 지도자들이 본이 되는 제자로 성장하도록.
(7)동역하는 헝가리 목사님들(사무엘, 까로이, 안드라시)의 가정과 교회를 위하여.
(8)10-10프로젝트(10개의 집시촌 교회/10명의 집시족 목회자)가 성취되도록.
(9)저희 부부의 영육간의 건강과 자녀들(한울, 솔지)을 위하여.
(10)저희가 소속된 미주 지엠피(GMP America)와 한국 침례교 해외선교회(FMB)를 위하여.